5일차, 도입 - 예술관
복원가의 업무는 예술품을 가장 완벽했던 시절로 돌려놓는 것이다.
캄캄한 예술관 안에서 자학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레지안 : .......아, 그 생각만 하면 도저히 일을 계속할 수가 없어.
레지안 : 시에나, 어째서 도망간 걸까...... 너무 아쉬워...... 너무 위험했어.
??? : ......제, 제발 날 풀어줘! 제발, 제발 나를 놓아줘!
??? : 시키는 건 뭐든 할게, 자수하라고 해도 돼. 내가 잘못했어, 사람을 죽이지 말았어야 했어, 제발 한 번만 봐 줘.
레지안 : 하하..... 살인이라.... 그건 아무런 문제도 없어. 너는 오랫동안 앙심을 품고 있었잖아.
??? : 그건...... 그런 게 아니야....... 아아..... 아아아아악.......
남성의 비명은 향락적인 물소리가 덮어 버렸다.
레지안 : 하하....... 아하하하하하!!
레지안 : 나는 살면서 '옳은 일'을 해본 적이 없어. 그건 너무 지루하잖아!
레지안 : 질서와 도덕은 인류가 자기 자신에게 채운 목줄이지.
레지안 : 나는 세상을 재미없던 그 시절의 모습으로 돌려놓고 싶지 않아....... 흑문이 생겼고, 내가 신기사가 된 덕분이 마침내 이렇게나 재밌는 일들을 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는 그렇게 말하며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 있는 것은 가장 커다란 그림이었다―
예술관의 끄트머리에 놓인 거대한 화폭은 거의 온 벽면을 뒤덮고 있었다. 그림 속에 그려진 거대한 흑문이 어디로 통하는지는 알 수 없었고, 찬란했던 색채는 시간의 균열으로 제 빛을 잃고 부스러져 아주 낡아 보였다.
레지안 : 이렇게 아름다운 것을 볼 수 있다니......
??? : 내가 이 예술관을 빌려주긴 했지만, 사정을 너무 봐 주고 있는 게 아닐까. 사랑하는 내 동생.
어둠 속에서 여성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녀는 익숙하게 바닥에 떨어진 다양한 공구와 복원 재료를 피해 레지안이 반쯤 쓰러져 있던 석고대 앞까지 걸어왔다.
칸케츠 : 아, 내 전 여자친구가 좋아했던 운동선수잖아....... 어쩌면 영원히 이 모습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
그녀의 언사는 유유했고, 눈앞의 참극은 그녀에게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은 것 같았다.
레지안 : 무슨 일이야?
칸케츠 : 자비없구나. 어쨌든 이곳의 주인은 나야.
칸케츠 : 인근 주민들의 신고를 받았으니 당연히 와 봐야 하지 않겠니. 여기서 늘 이상한 소리와 신음소리가 난다고 하던걸. 가까이 못 오게 했어.
칸케츠 : 그래서 어떻게 됐어? 네가 찾고 있던 사람은?
레지안 : 아, 틀림없어. 다른 하나를 찾았는데, 그녀가 도망쳐 버렸어.
레지안 : 그녀는 이 그림을 통해 도망친 거야. 흥미롭지.
칸케츠 : 이 그림으로? 도망쳤다고?
레지안 : 그래..... 이 안에 통로가 생긴 것처럼. 그녀는 그림 속으로 뛰어들어서 이미 복원한 부분을 어그러트린 후 자신은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져버렸거든..........
레지안 : 마치 이 그림이 그녀가 살아있길 바라는 것처럼.
레지안 : 네 말이 맞아. 이 그림은 평범한 그림이 아니야. 복원하면 할수록 매력이 느껴져.
레지안 : 이 그림은 살아 있어. 이 안에 무엇이 있는걸까. 이 그림을 들여다볼 때마다 색채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꿈틀거리는걸.
칸케츠 : 하하, 그러니까 네가 나보다 미소녀에 대한 감이 몇 수는 아래라는 거야.
칸케츠 : 색채와 하나가 된 소녀의 집착, 희망, 고통........
칸케츠 : 한 폭의 그림처럼 보이지만 , 느껴져. 이 안에는 미소녀의 영혼이 녹아있어.
칸케츠 : 그러니까 내 말은, 레지안. 이 그림의 복원 작업이 끝나면 이거 나 줄래?
레지안 : 꿈도 꾸지 마. 이건 내 거야.
칸케츠 : 좋아, 그럼 미소녀를 소중히 대하도록 해.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한 구석을 바라보았다.
테이블 위에는 수정과 금으로 만든 인형 상자가 놓여 있었다. 정교하게 세공된 상자 안의 인형 소녀는 얼어붙은 시간 속에서 눈을 감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칸케츠 : 그 사람들이 그 공주님을 찾고 있으니, 너도 좀 조심하도록 해.
칸케츠 : 그리고, 지휘사가 도망쳐버렸다고 했지. 그 물건을 그녀 몸에 둔 거야?
레지안 : 괜찮아........ 지휘사에게 두지는 않았지만, 다른 사람의 몸에 맡겨뒀으니까.
레지안 : 금방 반응이 올 거야.
5일차 아침, 중앙청
아카네 : .....아............
쨍그랑!
아카네 : 아! 괜찮아? 안 데였어?
아카네 : 미안해, 손이 미끄러졌어. 커피 한 잔 더 줄게.
아카네 : ........저기, 나는 오늘도 몸이 별로 좋지 않아. 외출은 되도록 피하게 해 줘.
아카네 : 여기......
아카네가 부상을 입은 이후로 계속 불편해 보였지만, 업무 강도로 보아 빠르게 회복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영예로운 취임 : 중앙청
: 중앙청의 테스트는 사람의 기력을 쭉 빼놓았다. 어제 앙투아네트는 자신 있어 보였는데, 그녀를 실망시킨 게 아니면 좋겠다.
정신이 하나도 없다.
대체 테스트를 몇 번이나 거쳤는지 이젠 잘 모르겠다. 아니, 사실 이미 무감각해진 것 같다.
깨어났더니 내가 병상에 누워 있다는 게 가장 좋은 증거일 것이다.
앙투아네트 : 깨어났군요.... 시에나. 미안해요. 테스트가 체력적으로 굉장히 힘들었죠. 하지만 정말 기쁜 일이에요, 당신이 정말 지휘사라니!
앙투아네트가 내 손을 잡았다. 그녀의 손은 약간 차가웠지만 굉장히 부드러웠다.
두통이..... 더 심해졌다.
어째서일까? 분명 너무 상냥한데, 어쩐지 눈물이 날 것만 같아서........
허탈함이 가슴 속에 퍼졌다. 분명 지금 이 순간 여전히 남아 있는 기억조차 흘러가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시에나 : 윽.......
앙투아네트 : 시에나, 어디 불편한 곳이 있나요? 왜 우는 거에요......
앙투아네트 : 제가 의사를 부를게요.
아카네 : 야, 너..... 괜찮아? 레지안에게 머리를 맞은 후유증이 있는 거 아니야?
아카네는 병상 앞에 서서 어색하게 물어왔다.
시에나 : 아니야..... 지금은 괜찮은 것 같아. 아까보다 나아. 아깐 정말 아팠거든.
똑똑.
반쯤 열려있던 문을 두어번 노크한 후, 안화가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안화 : 앙투아네트. 우리 쪽에 두 번째 지휘사가 있다고?
앙투아네트 : 그래요. 우수한 잠재력을 가진 지휘사죠. 그녀는 이미 의식을 되찾았지만, 간헐적으로 두통을 호소하고 있어요. 기억을 잃은 것과 관계가 있는 것 같아요........
안화 : 의사가 원인을 찾아내지 못했다면 환력과 관련되어 있을지도 모르지.
안화 : 안녕, 지휘사. 내 이름은 안화고, 중앙청 지도자 중 한 사람이기도 해. 앞으로 잘 부탁하지.
시에나 : 나도 잘 부탁해...... 아.... 맞아! 안화에게 보고해야 할 게 있어!
안화 : 말해 봐.
아카네 : 내가 말할게. 시에나는 좀 더 누워 있어.
아카네가 레지안과 그 여자아이의 일을 안화에게 모두 말했다. 이야기가 끝난 후, 그와 앙투아네트 모두 얼굴이 가라앉았다.
앙투아네트 : 신기사의 범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요. 저희가 철저하게 조사할 테니, 시에나는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시에나 : 음.... 그런데, 지휘사는 보통 어떤 일을 하나요?
시에나 : 저는 과거의 기억이 없어서, 여러가지 일을 해낼 수 없을지도 몰라요......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어요.......
시에나 : 맞아, 그 감시 시스템.......
아카네 : 시에나가 처음 여기 왔을 때, 제가 그녀를 감시 시스템을 담당하는 조수 일을 맡겼어요. 정보 시스템 활용에도 아주 능숙하던걸요.
안화 : 그래. 중앙청에서 사용하는 정보 시스템의 초판 말이지.
앙투아네트 : 너무 서두를 필요 없어요. 당신은 방금 중앙청의 일원이 되었는걸요. 천천히 적응할 수 있을 거에요.
앙투아네트 : 당신에겐 잠재력이 있어요. 분명 훌륭한 지휘사로 성장하겠죠. 너무 많은 부담을 가지지 않아도 괜찮아요.
안화 : 지휘사의 업무는 아주 많아. 원래대로라면 네가 지휘사가 되자마자 업무 처리를 시작해야 했겠지만.
안화 : 네 선배인 히로가 이미 거의 대부분의 흑문을 깨끗하게 정리했어. 네가 그 일을 책임질 필요는 없게 되었다는 뜻이야.
안화 : 중앙청에서 의뢰를 받아 이 도시에 대해 알아가는 것도 좋겠지.
앙투아네트 : 지휘사는 체내의 환력을 조절할 수 있고, 신기의 능력을 증폭할 수 있기 때문에 신기사가 임무를 수행할 때 지휘사와 함께하는 걸 권장하고 있어요.
앙투아네트 : 시에나도 간단한 임무를 수행해보는 건 어떨까요.
안화 : 임무를 수행하기 전에 정보 시스템을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해 조사 목적을 달성하는 것 역시 가능해.
안화 : 아카네가 너와 함께 있으니, 너는 먼저 가서 그녀를 지원하도록 해.
아카네 : 음.... 좀 더 누워있을래? 중앙청의 고급 병동에서 무료로 숙박할 수 있는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으니까. 푹 쉬고 나랑 같이 돌아가자, 시에나.
몇 번인지 모를 테스트를 거쳐서인지 머리가 핑핑 돌았다.......
결국, 앙투아네트와 안화 모두 내가 가진 지휘사로서의 능력을 인정해 주었다.
→ 청매 : 감시실
: 내가 정말 지휘사일 줄은 몰랐는데...... 그래도 이렇게 되었으니, 분명 더 많은 도움이 되겠지!
아카네 : 음......
감시실로 돌아가보니, 아카네는 새로 우려낸 커피 반 컵을 들고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고 있었다.
아카네 : 지휘사...... 네가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었다고?
아카네 : ......기분이 좀 이상해.
》 나도 몰랐어.
그녀는 다시 의자를 돌려 스크린을 바라보며 일을 하기 시작했는데, 작은 소리로 무언가를 말하고 있었다.
아카네 : 네가 지휘사가 되었다고..... 날 잊어버리면 안 돼.
》 안 잊어버려.
》 난 계속 네 옆에 붙어있을거야.
아카네 : 네가 날 발탁해주길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월급 인상 잊어버리지 마!
아카네 : 내 말은, 이왕 네가 지휘사라는 큰 직책을 맡게 되었으니...... 우리 연구를 많이 도와줄 수 있을까?
아카네 : 히로도 노력하고 있지만 완전히 다른 방향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나는....... 그 남자가 어딘지 수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아카네 : 아무런 증거도 없어. 그냥 본능적으로 정이 잘 안 가는 거야.
아카네 : 그러니까..... 우린 친분이 있잖아...... 날 좀 더 도와줄 수 있어?
》 서로에게 이익이잖아.
》 도와줄게, 꼭 도와줄게.
아카네 : ......아 ........좋아. 그 그럼 호의를 고맙게 받을게.......
아카네 : ........헤헤.
약속 장소로 : 콘트랙트 술집
: 의심스럽지만, 용기를 내서 약속 장소로 가 보자.
술집 안에는 손님 몇 명만 흩어져 있을 뿐이었다.
감시 카메라에서 보았던 것과 같이 칸케츠는 여전히 바에 앉아 있는데, 그녀 주위에빈 잔이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칸케츠 : 아, 거기 있는 아이야. 그래, 바로 너. 네가 원하는 건 내가 가지고 있어.
》 날 알아?
》 내가 뭘 원하는지 어떻게 알아?
칸케츠 : 아하하. 야수에게 쫓기는 소녀. 어둡고 흐릿한 두려움 속에서도 집요하게 희망을 쫓고 있지. 이보다 더 황홀한 존재가 어디 있을까.
칸케츠 : 그러니, 너와 관련된 작은 비밀 한두 개를 알고 있는 건 놀랄만한 일이 아니지.
》 의심스러워.
칸케츠 : 으음~ 너무 경계하고 있는 거 아냐? 이런 상황에서는 내가 먼저 성의를 보여야겠지.
그녀는 또 술 한 잔을 따랐다.
칸케츠 : 너도 알고 있을거야. 길모퉁이에 있는 저 예술관을.
시에나 : .........!
칸케츠 : 그리고...... 그 안에는 레지안이라는 예술품 복원사가 있지.
시에나 : ..........!!!
》 넌 대체 누구야?
》 너 그를 알아?
칸케츠 : 내가 누구인지, 레지안이 누구인지, 그의 약점은 무엇인지....... 네 질문에 전부 대답해줄 수 있어. 네가 내 조건을 만족시키기만 하면.
칸케츠 : 내 조건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야. 바로― 예쁘고 사랑스러운 여자아이를 찍을 수 있게 해달라는 것.
시에나 : 사랑스러운...... 여자아이?
칸케츠 : 그래. 풋풋하고, 순수하고, 아름다운.......
칸케츠 : 아, 나는 그저 소녀들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싶었을 뿐인데. 비록 타블로이드 신문 여덟 통이 나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써내곤 하지만 아름다움 하나하나를 진심으로 대하는걸.
칸케츠 : 내가 늘 널 상냥히 대하듯.
칸케츠 : 만약 원하는 답을 듣고 싶다면, 네 성의를 보여 봐. 나는 언제나 여기에서 널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 사토미 아카네를 데리고 : 콘트랙트 술집
: 미소녀라 하면 당연히 아카네지! 그녀를 데리고 칸케츠를 찾아가자.
아카네 : 저기..... 네가 말했던 레지안의 약점을 알아낼 수 있다는 곳이 바로 여기야?
아카네 :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먼저 중앙청에 연락해두는 편이 좋겠어......
아카네 : 음...... 내가 먼저 주위를 살펴볼게. 비상구부터 찾고. 그런 경험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으니까.......
시에나 : 그게......
아카네 : 너 왜 그래, 긴장되는거야? 아까부터 불안해하는 것 같은데?
》 별 거 아니야.
》 조금 걱정 돼서.
시에나 : 그녀가 너에게 이상한 행동을 할지도 몰라서......
아카네 : 왜 나에게?
》 넌 미소녀니까.
아카네 : .....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빨리 가자!
칸케츠 : ............
아카네 : .............
시에나 : .............
칸케츠 : ............미소녀?
》 맞아.
》 맞아.
》 맞아.
칸케츠는 계속해서 아카네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심지어는 손을 뻗어 그녀의 안경을 벗겼다.
칸케츠 : 응...... 기초는 탄탄하지만, 지금은 아직 자격이 부족해.
칸케츠 : 너는 다크서클이 안경테 아래까지 내려온 미소녀를 본 적이 있어?
아카네 : ..........
칸케츠 : 그리고 이 무미건조한 머리카락, 케어가 부족한 피부.......
칸케츠 : 나는 어떤 소녀라도 모두 독보적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는 걸 증명해야 해. 내 전문적인 평가에 따르면, 자신의 얼굴과 몸매를 삼 개월만 잘 관리한다면 그녀는 미소녀의 기준을 만족하게 될거야.
칸케츠 : 하지만, 지금은 거절할게. 네 기준도 높여야겠는걸. 다음 번엔 날 실망시키지 말아 줘.
칸케츠는 더 이상 이쪽을 쳐다보지도 않고 자신의 술만 마셨다.
아카네 : 나한테 뭐 설명할 거 없어?
그녀와 나누었던 대화를 다시 들려주었다.
아카네 : ......미안하지만, 나는 확실히 미소녀가 아니야. 밤샘 야근을 밥 먹듯 하는 아르바이트생이지.
》 넌 내가 떠올린 첫 번째 사람이야.
》 내가 널 선택해서 데려왔어.
아카네 : 그녀는 유명한 사진작가인데, 설마 나 같은 사람을 찍고 싶어하지는 않겠지......!
아카네 : 너...... 너에게는 인정받은 셈이지만.........
아카네 : 흠, 이번에는 실패인 것 같으니까 다른 방법을 좀 더 생각해보자.
→ 직접 출동하자! : 콘트랙트 술집
: 미소녀를 데리고 칸케츠를 만나러 가야 하는데...... 중앙청의 신기사, 혹은 '나 자신'. .......그녀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
칸케츠 : 하하, 너는 결국 어떤 여자아이가 내 타입인지 알게 됐구나.
칸케츠 : 오늘 귀여운 여자아이를 만날 수 있을 거란 예감이 들어서, 일부러 술도 안 마셨거든. 첫 데이트에서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게 중요하잖아~
시에나 : 우리가 저번에 얘기했던 건......
칸케츠 : 쉿....... 성급한 사람은 여자들의 사랑을 받지 못해.
칸케츠 : 뭐 마실래? 술을 먹이면 더 귀여운 모습을 볼 수 있겠지만....... 오늘은 논 알콜로 할게.
주스, 우유, 사이다...... 붉은 머리의 바텐더는 다양한 종류의 소프트 드링크를 가지고 있었다. 떠나갈 때의 뒷모습이 꽤 지쳐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칸케츠는 느슨한 자세를 취하고 좀 더 가까이 붙어앉았다.
칸케츠 : 좋아하는 걸로 골라. 우리 천천히 이야기를 나눠보자.
》 레지안에 대해서
》 칸케츠에 대해서
칸케츠 : 레지안은 예술품 복원사야.
칸케츠 : 비록 지금은 머리가 돌아 버렸지만,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여럿 박물관과 콜렉터들의 구세주였지. 그 손끝에서 복원된 소장품은 천여 개가 넘거든.
시에나 : 넌 레지안과 대체 어떤 관계야?
칸케츠 : 못난 동생이라고 해 둘까. 별로 친하지는 않지만, 호적상 이 혈통을 인정할 수밖에 없네.
시에나 : 레지안은 왜 그렇게 된 거야?
칸케츠 : 어떤 그림 한 폭 때문이야. 너도 예술관에 있을 때 그걸 봤지?
칸케츠 : 한 달쯤 전에 구 시가지에서 가스 폭발 사건이 일어났는데, 구조대원이 지하실에서 그 그림을 발견했어.
칸케츠 : 그 그림에는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어서 무엇을 그렸는지 알아볼 수 없었어. 그럼에도...... 매혹적이었어. 사람을 끌어당기는 기묘한 매력이 있는 그림이야.
칸케츠 : 폐허 속에서 발견된 그 그림은 땅 위로 올라와서 거금을 지불한 콜렉터의 손에 넘어갔지.
칸케츠 : 콜렉터는 그걸 레지안에게 넘겼어. 그 그림을 복원한 다음 여기서 열리는 예술전에 내걸고 싶어했거든.
칸케츠 : 아하하, 그 예술전이 열리는 곳이 바로 내 예술관이야. 그래서 내가 레지안에게 예술관을 빌려 준 거고.
칸케츠 : 내 바보같은 동생은 복원하는 내내 항상 환각에 시달리는 것처럼 보였어. 혼잣말을 일삼고 아주 나쁜 일들을 많이 저질렀지.
칸케츠 : 하지만, 그 그림의 가장 수상한 점은 따로 있어.
칸케츠가 입을 다물었다. 자줏빛 눈이 신비롭고 위험하게 번뜩인다.
칸케츠 : 그 예술품은 우리의 잠재의식에 영향을 끼쳐. 레지안이 그 그림을 통해 본 것은 파괴와 종말이었고, 내게 보이는 건..... 어느 미소녀야.
칸케츠 : 아주, 아주 귀여운 아이야. 화폭에 그려져 있다던가 그런 말이 아니야, 그녀가 바로 그 그림이니까.
칸케츠 : 너, 레지안의 복원 작업을 본 적 있어? 파손된 작품들을 각종 도구를 사용해서 묘사하는거야. 그가 원하는 모습이 될 때까지. 이번에는 소녀의 몸을 그리고 있고.
??? : ........나요.....
??? : 어서 여길 떠나요.......
그건..... 역시 내 착각이 아니었어.......
칸케츠 : 얼토당토않은 말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내 미소녀에 대한 안목이 틀릴 리가 없다고 생각해.
》 믿을게.
》 내가 뭘 하면 돼?
칸케츠 : 레지안의 가장 큰 약점은 그의 창조품이야. 예술관 안에 있는 것들을 함부로 훼손한다면 충격을 받아서 움직이지도 못하겠지.
칸케츠 : 그리고 나는, 네가 레지안을 한 방 먹이고 그녀를 구해줬으면 좋겠어.
》 왜 이렇게까지 도와주는거야?
칸케츠 : 아하하, 네가 약속대로 미소녀를 데려와 줬으니, 나도 작은 선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그리고, 나도 사랑스러운 여자아이가 고통받는 건 싫으니까.
칸케츠 : 그런 소녀는, 내가 소중히........
그녀는 자신의 상상에 도취된 듯한 웃음을 지었다.
칸케츠 : 그럼, 좋은 소식 기다릴게. 아, 맞다......... 이걸 줄게.
그녀의 손에는 열쇠가 하나 있었다.
칸케츠 : 이건 예술관 쪽문의 열쇠야. ........이게 있다면, 네가 예술관에 가고 싶을 때 훨씬 편하게 갈 수 있겠지?
》 열쇠는 요점이 아니야.
》 네 동생이 사람을 죽일 거야.
칸케츠 : 아, 그건 미안하게 됐어..... 너라면 괜찮을 거라고 믿어. 만약 필요하다면 나를 불러도 좋아. 이래봬도 신기사니까~
칸케츠 : 아하하, 역시 몰랐겠지. 신기사라곤 하지만, 특별할 것도 없어. 사진을 더 예쁘게 찍을 뿐이니까.
칸케츠 : 그럼 아무튼...... 잘·부·탁·할·게~
칸케츠 아야로부터 레지안의 정보를 얻고, 예술관의 열쇠를 받았다.
열쇠가 생겼으니, 그 위험한 장소에 다시 들어가봐야 할 때다.
음모를 폭로하라! : 시가지
: 회비 60만 골드를 지불하면, 그 수상한 의식에 셋이 함께 출석할 수 있다!
회비를 납부한 후, 비안틴의 연락을 받아 아카네와 함께 의식 장소에 도착했다.
이곳은 시가지 외곽의 건물이다. 눈 재해 때문인지, 아니면 원래부터 불경기였는지 주위 경관이 상당히 적막해 보인다.
교황 : 그대들 셋 모두 함께 들어오거라.
문 뒤의 방은 온통 순백색이었고, 공기는 옅은 향기가 가득 퍼져 있었다. 방 안에는 긴 테이블 하나가 있었고, 의자 세 개가 놓여 있었다.
문을 넘어서자, 비안틴은 얼굴을 찌푸리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주위를 살폈다.
아카네 : 앉으라는 뜻인가봐.
비안틴 : 응...... 앉자.
불안한 마음을 안고 의자에 앉자, 하얀 옷을 입은 교황도 방으로 들어왔다.
그는 비안틴의 맞은편에 앉아 모래시계 하나를 테이블 위에 거꾸로 놓았다. 모래와 자갈이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교황 : 이 모래시계를 보고, 내 질문에 대답하거라. 그 과정에서 자신의 전생에 대한 기억이 서서히 떠오를테니.
비안틴 : ...........
교황 : 지금, 그대의 눈에는 어떤 경치가 비치지?
비안틴 :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교황 : 그 눈은 어디서 오고 있는가?
추락하는 모래와 자갈을 바라보고 있자니, 세계가 느리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비안틴 : .......작고.... 더러운, 질척한 혼란 속에.........
비안틴 : 감춰져 있어서........
비안틴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불편한 것처럼 한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교황 : ......그대는 눈이 오는 곳에 있나?
비안틴 : 네.
교황 : 그대는 왜 그곳에 있었지?
비안틴 : 왜냐하면...... 가장 중요한 이가 그곳에 있으니까.
교황 : 그 사람을 찾아갔나?
비안틴 : 그래...... 찾아냈어요.
교황 : 찾은 후에, 그대는 무엇을 했지?
비안틴 : 나는 그 사람을........ 이 엉망진창인 곳을 벗어나게 하고 싶어서...... 하지만........
비안틴 : 만약 그 사람이 원한다면, 나는, 그녀의 뜻을 존중하고 싶어..........
비안틴 : ....그녀에게.... 이미 마음을 정했는지..... 물어봐야 해.........
비안틴의 목소리는 끊어졌다 이어지길 반복했다. 그의 손을 천천히 꼭 쥐자, 눈동자가 살짝 떨렸다.
교황 : 이상해, 이 반응 도대체........ 그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나? 그대는 그 사람과 어떤 대화를 나누었지?
비안틴 : .....세 번의, 약속을...... 도박을...... 믿겠다고......
비안틴 : .......이름은............
비안틴 : ..............................
비안틴은 한참을 침묵하다, 갑자기 고개를 휙 들었다. 순간적이었지만 그의 눈동자가 순수한 선홍색으로 빛났던 것처럼 보였다.
모래시계가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났다. 그는 교황의 의자를 차서 넘어트리고 그 위에 올라타 상대방의 목을 비틀었다.
비안틴 : 너 뭘 한 거야.
그의 목소리에서 위험한 숨결이 새어나왔다.
퍼뜩 정신을 차리고 아카네와 눈을 마주쳤다. 서로의 눈동자에 놀란 기색이 보였다.
비안틴 : 넌 어떻게 이런 것들을 알게 됐지? 제대로, 진지하게 전부 자세히 설명해. 그렇지 않으면.....
비안틴 : 내가 널 죽일 거야, 지금 당장.
교황 : 하, 하지 마! 뭘 하려는 거야. 나,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그 남자는 입을 벙긋거리며 변명하려는 것 같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비안틴에게 저항하는 것을 포기한 것 같았다.
교황 : 말할게! 그냥 주워 온 모래시계를 썼을 뿐이야....... 사람을 해친 적은 한 번도 없어! 돈을 벌었을 뿐이야......
교황 : 예전에는 최면을 걸어 사기를 쳤는데....... 흑문이 열린 다음 이걸 찾아내고 나서부터 무슨 마법이라도 쓰는 것처럼 다른 사람을 쉽게 설득할 수 있게 되었다는 걸 눈치챘어.
교황 : 그리고 이 눈...... 이 세상이 이 모양이니 농사를 지을 수도 없고 일자리를 찾기도 힘들어졌어. 나는 그냥 옛 직업으로 돌아간 것 뿐이야.......
비안틴 : 그럼 기억을 되찾게 해준다는 건 전부 거짓말이야?
교황 : 그건 전생의 기억이 아니야. 그냥 인간의 잠재의식이지. 나는 그들의 잠재의식 속의 형상을 끌어낼 뿐이야. 거기에 꿈이나 환상같은 이미지를 두어 번쯤 더 심어주면 믿는 사람이 생겨.
비안틴 : .............
비안틴은 부서진 모래시계를 바라보았다.
비안틴 : 기억을 되찾게 해줄 수 없었어.......
교황 : 여봐라! 빨리 이리로 오거라! 방금 들어온 사람들은 사기꾼이다. 그들이 나를 습격했다!
교황이 큰 소리를 내자 문은 금방 열리고, 검은 옷을 입은 수많은 무장 신도들이 들이닥쳤다.
비안틴이 한 걸음 나아가 나와 아카네를 비호했다.
비안틴 : 나에게 맡겨. 나는 신기사니까, 이들을 제압할 능력은 충분히 있어.
비안틴 : 조심해. 이 범위를 벗어나지 마. 내가 지켜줄테니까, 시에나.
아카네 : 중앙청에서는 일반인에게 신기를 사용해 대응하는 것을 규제하고 있지만...... 지금은 예외로 쳐야겠지.
시에나 : 비안틴, 조심해!
비안틴 : 걱정하지 마.
비안틴 : 금방...... 해결할 테니까.
그의 주변에 보석을 닮은 결정체가 나타났다. 붉은 빛이 순식간에 온 방을 가득 채웠다.
→ 행복의 심오한 이치 : 시가지
: 한 차례 풍파를 겪고 위험에서 벗어났다. 그렇지만, 그 의심스러운 모래시계는 더 자세히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
보고를 받은 후, 안화는 서둘러 우리와 합류하여 교단의 모든 사람들을 통제하고 교황을 체포했다. 이 사건은 피해 금액의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쳤다.
안화 : 잘 했어, 시에나. 보아하니 너는 이 도시와 지휘사의 업무에 대해 아주 빨리 이해한 것 같군.
안화 : 중앙청의 기록에 의하면, 이 자는 확실히 신기사가 맞아. ......다만 신기의 힘을 정확하게 다룰 줄 몰랐던 탓에 이 길로 빠진 모양이야.
안화 : 그의 능력은 잠재의식의 환각. 쉽게 말하자면 꿈의 재현이지. 네겐 안타까운 말이지만 기억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어, 시에나.
아카네 : 눈 재해와도 관계가 없나요?
안화 : 그래. 유감이지만 전혀 관계 없어.
아카네 : ........아.....
안화 : 이건 네가 그들에게 지불했던 돈이니 지금 돌려주도록 하지.
안화 : 그 교황은 사기 사건 여러 건에 연루되어 있으니, 나는 서둘러 중앙청으로 복귀해 이 일을 처리해야 해. 무슨 일이 생기거든 다시 연락하도록.
안화는 서둘러 떠났다.
비안틴의 얼굴에는 방금 전 일어났던 싸움을 흔적이 남아있었다. 나는 안화가 떠나고 나서야 그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비안틴은 이쪽을 보고 다정하게 웃어보였다.
비안틴 : 이제 괜찮아, 시에나. 우리도 돌아갈 수 있겠네.
》 전부 네 덕분이야.
》 네 상처는 괜찮은거야?
그의 얼굴에 손을 뻗어 상처를 살피자, 비안틴의 뺨이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다.
비안틴 : 괘, 괜찮아......
아카네 : 음.......
아카네 : 고마워, 비안틴. 네가 없었다면 나와 시에나 모두 위험했을 거야.
아카네가 진지하게 허리를 굽혀 인사하자, 비안틴은 무안한 듯 몸을 일으켰다.
비안틴 : 천만에. 우린 여기 같이 왔으니까 서로 챙기는 건 당연하잖아.
비안틴 : 어쨌든..... 기억을 되살리지는 못했지만 이 교단을 적발할 수 있었던 건 좋은 일이네. 우리도 이제 돌아가자.
아카네 : 응, 벌써 시간도 이렇게 됐어..... 돌아가는 게 좋겠어.
아카네 : 이 시스템을 여러 번 교체해서 더 정확하게 만들어야지.
안화 : 그렇지. 너희 전부 잠깐 기다려.
무슨 이유인지 안화가 여기로 돌아왔다.
안화 : 내 생각에, 그 자가 가지고 있던 이 물건은 너희들에게 쓸모가 있을 것 같아.
아카네 : 이건..... 모래시계? 맞아......
그녀는 주머니에서 단말기를 꺼내 꼼꼼하게 비교해 보았다.
아카네 : 맞아요, 이건 환력을 담아둔 도구인데 그 이상 환력은 여기에서 검출됐어요.
비안틴 : ....자세히 보니, 상당히 훌륭한 예술품인걸. 이 모래시계가 어디에서 왔는지 한 번 추적해 볼까?
아카네 : 수사 방향을 설정하려면....... 나한테 방법이 있어.
아카네 : 그 교황― 우리는 그 사람 단말기를 가지고 있잖아. 그가 어디서 이 모래시계를 얻게 되었는지, 그의 단말기로 추적할 수 있을거야.
조사를 통해 전생의 행복 교단은 단지 속임수일 뿐이며 그 교황은 도구를 통해 사람들에게 특별한 환각을 보여주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사기꾼이 떨어트린 단말기를 얻었으니, 우리가 이 모래시계의 내막을 추적할 수 있을 것이다.
→ 미친 눈 : 시가지
: 어제 고고학 연구소에 가기로 약속했다. 약속을 지킬 때가 되었으니,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흔들리는 카메라에 제일 먼저 잡힌 것은 눈이었다.
시야의 주인은 껑충 뛰며 앞으로 걸어가고 있다.
발 밑에서 뽀득거리는 눈 밟는 소리가 났다.
짙은 호흡이 목구멍에서 소리를 내며 밖으로 쏟아졌다.
뒤이어 눈밭에 쓰러진다.
??? : 혐오스러워..... 여기서 죽게 되다니.......
??? : 그 변태 자식......
이 사람은 기자의 차림새를 하고 있었는데 고통스러운 듯 눈밭에 드러누워 자신의 복부를 꽉 틀어쥐고 있었다.
이변은 그의 복부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끊임없이 피를 쏟아내는 상처는 빠른 속도로 검푸르게 변했고, 흐르던 피는 덩어리로 응결된다.
이어서, 그의 배가 불룩해지기 시작했다.
아카네 : ...........!
순식간이었다. 산산조각난 살점이 카메라의 렌즈를 가려 버렸다.......
눈밭에 쓰러져있던 그 사람은 이미 사라졌다. 남아있는 것은 형체를 알 수 없는 한 무더기 뿐......
몬스터 : 쿠우........
아카네 : ......몬스터로....변하다니?!
괴물은 사지를 흔들며 눈밭에서 몸을 일으켰다. 아직 매우 허약해 보인다.
비안틴 : 그렇다는 건, 이 다음에 그 남자가 이 몬스터를 죽였다는 건가.......
과연 얼마 지나지 않아 카메라 바깥에서 괴물의 울부짖음이 들려왔고, 이어서 한 남자의 기침 소리 비슷한 것이 들려왔다.
남자는 괴물의 시체를 밟고 더러운 눈밭을 걸어갔다.
교황 : 이런 곳에 몬스터가 있다니...... 어딜 가든 편할 수가 없네.......
교황 : 응? 이게 뭐야?
교황 : 모래시계?
아카네 : .......이렇게 된 일이었어.
아카네 : 남이 떨어트린 모래시계를 주웠을 뿐이었으면서...... 사람을 속이고 이득을 보기 시작한거야.
아카네 : 남아있는 문제는..... 죽은 그 사람, 대체 어디에서.......
비안틴 : .......그 사람, 아마 어떤 예술관에서 나왔을 거야.
비안틴 : 봐, 죽은 사람의 가방이 약간 열려있어. 저 안에 예술관 전단지 보여?
비안틴 : 예술관을 취재하다가 이런 일을 당했을 가능성이 높아.
비안틴 : 다만..... 사람이 이렇게 몬스터로 변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어.
아카네 : ...........
아카네는 무의식적으로 복부를 가렸다.
비안틴 : 사토미 씨, 왜 그래?
아카네 :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조금.... 무서워져서.
비안틴 : 중앙청 지하에 이렇게 비밀스러운 방이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는데.
비안틴 : 조금 놀랐어.
아카네 : 몇 사람 정도는 내 권한으로 들일 수 있어. 딱히 기밀인 것도 아니야. 아무도 여기에 오고 싶어하지 않을 뿐이지.
아카네 : 감시와 정보 그 자체는 무의미해. 그것들이 어떤 목적을 위해 연결되고 이용될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지는 거야.
아카네 : .......이걸로 모래시계의 내력도 확인이 끝났어.
아카네 : 그 자식의 예술관에서 나왔다니.....
비안틴 : 그 자식?
》 나 거기서 탈출한 적이 있어.
》 레지안이라고 하는 변태 신기사야.
그때 있었던 일을 비안틴에게 설명했다.
비안틴 :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진거지.
시에나 : 콜록, 어떤 경위로 그에게 납치되었는지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아. 그치만 결국 그는 범죄자고, 아마 나도 그냥 운이 나빠서 붙잡힌 게 아닐까 싶어.
비안틴 : 아니...... 이건 '이렇게' 되지 않았어야 했는데......
비안틴은 풀이 죽은 채 머리를 매만지며 내게로 다가왔다.
비안틴 : 미안해 시에나. 너를 위험에 빠트리고, 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어.
》 그때는 아직 너를 알지 못했잖아.
》 다행히 아카네가 날 구해줬어.
비안틴 : .....그, 그렇구나.........
비안틴 : ..........다행히 사토미 씨가 널 구해줬구나.
아카네 : 운이 좋았을 뿐이잖아. 너희 둘 다 감동해서 메스껍게 굴지 마.
아카네 : 어쨌든, 이 일이 여기까지 온 이상 우리 선에서 처리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중앙청에 보고하자.
→ 중앙청의 지지 : 중앙청
: 모래시계의 내력을 조사하기 위해 열어 본 교황의 감시 기록에는 뜻밖에도 또 다른 기이한 일이 담겨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예술관과 관련되어 있는 것 같다........
안화 : 알겠어. 확실히 그 예술관은 조사해볼 가치가 있는 것 같군.
안화 : 하지만, 이 앞 이야기는 처음 듣는데. 네가 근무지를 이탈해서 마음대로 사람을 구하러 갔다는 부분.
아카네 : 아...... 그게..... 저..... 죄송합니다.....
안화 : 마음대로 자리를 비우는 건 작은 잘못이지만, 혼자 모험을 결정하는 건 자신의 생명을 염두에 두지 않는 행동이야.
안화 : 비록 결과가 좋았다고 해도 네가 중앙청 직원의 규율을 어긴 이상, 합당한 벌을 받아야 해. 다음 달 보너스는 연말에 지급하는 걸로 하지.
아카네 : 정말 죄송해요.......
안화 : 그 다음은 너희들.
안화 : 비안틴은 아직 중앙청에 등록되어있지 않으니 가입을 원한다면 여기서 등록하면 돼.
비안틴 : 좋아, 기꺼이 그렇게 할게.
안화 : 시에나, 지휘사로서 중앙청과 고고학 연구소의 의뢰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들었어. 사건을 해결하고 조사를 보조하고 있다지. 아주 잘 하고 있어.
안화 : 의뢰인들에게도 호평을 받고 있더군.
시에나 : 60만 골드를 벌어야 했으니까......
안화 : 뭐라고?
시에나 :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앞으로도 열심히 할게!
안화 : 좋아. 그럼 다음으로 넘어가지. 너희들의 행동에 대해서야.
아카네 : 저희가 예술관을 정식으로 조사할 수 있게 허락해 주세요!
아카네 : 그 예술관 부근에서 그동안 계속 이계의 환력 흔적이 나타나고 있어요. 사택이라서, 지금까지는 조사를 할 수 없었거든요.......
아카네 : 하지만 이번에는 시에나라는 피해자가 있고, 감시 카메라에 기록된 증거도 있으니, 찾아가서 따질 더할 나위 없는 기회에요.
안화 : 그래, 맞는 말이야. 너희가 말한 그 예술관은 칸케츠 아야라는 사진사의 소유 하에 있어. 다음 달 말에 그 예술관에서 예술전이 열릴 예정이지.
안화 : 물론, 만약 레지안이라는 그 범죄자가 무단 침입했다는 근거가 있다면 우리가 직접 그를 체포할 수 있을 거야.
아카네 : 그는 칸케츠의 동생이에요. 칸케츠를 신고하지 않으면 가족 신분을 이용해서 잡아뗄지도 모른다구요.
》 칸케츠가 내게 레지안을 해결해달라고 부탁했어.
》 칸케츠가 나한테 예술관의 열쇠를 줬어.
안화 : 음? 예술관 주인과 알고 있나?
안화 : .....좋아. 그렇다면 중앙청의 지원이 가능하지. 내가 수시로 그 인근에 인력을 배치해둘게.
안화 : 그러나 네가 보고했듯 그 예술관 내부는 아주 위험해. 우리가 지금까지 발견하지 못한 특수한 신기가 존재할 가능성 역시 염두에 둬야 해.
안화 : 시에나, 반드시 안전에 주의하도록 해.
안화 : 기억해. 위험을 맞닥트리면 즉시 중앙청에 연락하는 거야. 너희들 한 명 한 명이 중앙청에 없어서는 안 될 동반자니까.
→ 잠입 준비 : 예술관
: 안화에게 먼저 상황을 보고하자. 예술관의 정식 조사 허가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텅 빈 거리 깊은 곳에 위치한 예술관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이전에 탈출했던 눈밭은 이미 그 위로 대량의 눈이 쌓여 혈흔을 포함한 그날의 흔적이 전부 지워져 있었다.
나는 비안틴과 함께 문 밖에 서 있었다. 열쇠를 쥔 손에 땀이 흥건했다.
비안틴 : 시에나, 긴장돼? 입술이 창백해졌어.
비안틴 : 네가 이곳에 심리적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걸 알고 있어...... 아니면, 너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내가 들어가볼게.
》 아니야, 나 버틸 수 있어.
》 너 혼자서는 너무 위험해.
비안틴 : 상황이 이렇게 되었으니까, 내게 더 의지해줘.
비안틴 : 걱정하지 않아도 돼. 예전에 네가 사토미 씨를 데리고 여기서 탈출했던 것처럼, 이번엔 내가 있으니 절대 네가 상처입게 두지 않을거야.
아카네 : 여보세요, 어쨌든간에 그때 나도 시에나를 구하고 그에게 당했던 거라고.
비안틴 : 아차. 사토미 씨, 전부 듣고 있었구나.
아카네 : 나는 현장에 따라가지 않겠지만, 모니터링으로 상황을 주시하면서 수시로 안전한지 여부를 알려줄 거야.
아카네 : 그러니까, 내가 없는 틈을 타서 못된 말 할 생각 하지 마.....
아카네 : 그렇지, 이번에 안화가 우리에게 준비해 준 모니터링 기구들은 모두 최신형이야. 나는 이 일이 모두 끝나면 이걸 전부 고고학 연구소로 가져갈 생각이거든. 너희 둘 다 제발 조심해. 안 그러면 나 대신 이걸 옮겨줄 사람이 없단 말이야.
비안틴 : 그건 우리가 나오면 다시 이야기하는 걸로 하자. 시에나, 들어가자.
칸케츠의 열쇠를 열쇠 구멍에 꽂아넣었다.
열쇠를 돌리고 문을 열었다.
→ 광기의 예술가
: 중앙청의 지원과 칸케츠의 열쇠가 있으니, 이번 조사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문을 들어서자 빛이 완전히 차단되었다. 유일한 조명 아래, 예술품들은 조용히 쇼케이스 안에 진열되어 있다.
비안틴 : 여긴 너무 어두운데. 시에나, 나에게서 너무 멀리 떨어지지 마. 이곳의 환력 농도가..... 너무 높아.... 일단 내가 빛을 비춰볼게.
비안틴은 주머니에서 손전등을 꺼내 주위 일부를 비추었다.
이렇게, 우리 두 사람은 어둑한 손전등의 깜빡이는 빛에 의지해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아갔다. 방향을 잃지 않도록 비안틴이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아카네의 지시가 단말기에서 깜빡거렸다. 이 예술관이 '이상하다' 고.......
아카네 : 입구 근처에 있는 예술품들은 이상 환력의 근원지가 아니야. 좀 더 안쪽까지 조사해야 할 것 같은데....
아카네 : 이상해. 레지안의 신기에 의한 환력의 흔적이 전혀 없어. 그는 대체 어디에.......
레지안 : 나는― 너희들을 기다리고 있었어.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사방이 갑자기 환해졌다.

레지안 : 내 예술관에 돌아온 걸 환영해, 시에나!
예술품으로 둘러싸인 관중석 가운데의 높은 무대에서, 한 사람이 불빛을 등지고 웃고 있었다.
레지안 : 네가 도망친 후로, 나는 밤낮으로 널 어떻게 찾으면 좋을지 생각했지만 온갖 귀찮은 일들 때문에 꼼짝도 할 수 없게 되었거든.
레지안 : 그렇지만 이건 생각도 못 했어. 설마 네 발로 여기에 다시 올 줄이야!
레지안 : 이걸 봐, 곧 이 예술관이 완성될거야. 너와 네 동료를 아주 환영하고 싶어. 첫 번째 손님이 왔구나.
아카네 : 레지안...... 그는 지금 일반적인 상태가 아니야. 당장 도망쳐! 그에게서 멀리 떨어져!
아카네의 말이 끝나자마자 머리 뒤로 허공에 뜬 무언가가 날아오는 소리가 들렸다.
비안틴 : 고개 숙여!
비안틴이 팔을 붙잡고 바닥으로 날 잡아당겼다. 머리 위로 한기가 스쳐지나갔다.
비안틴 : 함정.....?
레지안 : 틀렸어, 몬스터야!
레지안 : 너희 바로 뒤에 있어!
비안틴 : 시에나, 이쪽!
몸을 틀어 옆에 있는 복도로 내달렸다. 벽면에 걸려 있던 별하늘을 묘사한 유화 덕분인지, 별빛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는 착각이 일었다.
복도 끝은 막혀 있었지만, 옆에는 여전히 어디로 이어지는지 알 수 없는 문이 열려 있다.
직감적으로 모퉁이를 돌며 전시실 문을 밀어젖히고 앞으로 직진했다.
달아나는 발자국 소리 사이로 레지안의 느릿한 목소리가 뒤섞인다.
레지안 : 너희가 문을 열었을 때, 나는 이미 너희의 존재를 눈치챘어. 지금 이 순간의 예술관이 바로 나니까...... 내가 바로 이 예술관이야.
레지안 : 모두 그 그림 덕분이지...... 처음 그 그림을 받았을 때는 거의 액자만 남아있는 물건이었지만......
레지안 : 하지만 그건 정말 아름다웠어. 단 한 번 보았을 뿐인데도 완전히 매료됐지.
레지안 : 반드시 그 그림을 복원해야 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레지안 : 하지만 그걸 배불리 먹이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야. 이계에서 온..... 대량의 환상적인 재료가 아니면 안 되는걸.
레지안 : 이계 몬스터? 그걸론 부족해. 어느 정도 쓸모는 있지만.
레지안 : 아니! 가장 뛰어난 재료는 역시, 흑문 사건에서 스스로 이변을 일으켜 환력 조종자가 된....... 신기사!
시에나 : 그 몬스터들...... 인간을 몬스터로 만든 건 역시 네 짓인거지!?
감히 돌아볼 생각도 하지 못하고 발을 멈추지도 못한 채, 계속 달리며 큰 목소리로 외쳤다.
레지안 : 이건 절대 내가 독단적으로 저지른 일이 아니야....... 중앙청에서도 공표한 적이 있지? 인간이 고농도의 환력에 장시간 노출되면 신체에 이변이 일어날 수 있다고.......
레지안 : 그건 모두 작품 복원에 사용될 근사한 재료들이지.
레지안 : 넌 내 목표 중 하나야. 너는 훌륭한 작품이 될 거야. 네 정체된 몸에서 끝없이 발산하는 붉은 선과 무궁무진한 인과......... 정말 아름답겠지.
레지안 : 도망치지 마. 여긴 곳곳에 트랩이 깔려 있다고. 만약 네가 부서지기라도 하면 나는 또 시간을 들여 너를 고쳐야 하잖아........
레지안 : 하긴, 그게 내 본업이지만....... 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하!
방향감각이 점점 모호해진다. 앞에 있는 문을 열어젖히는 방법밖에 없었다.
레지안 : 이 눈은 영원히 내린다면 이 세상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거야. 나 역시 영원하겠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작품과 함께........
레지안 : 끝없는 시간 속에서, 세상 만물은 모두 영원을 간직할거야. 신이 내린 선물이 분명해.
레지안 : 지휘사, 나는 네가 이 계획을 망치게 두지 않을 거야. 네가...... 이 눈을 멈추게 할 수는 없다는 뜻이야!
문은 이미 사라졌다. 이 끝자락은, 역시 그 익숙한 화랑이 분명하다―
공간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그림 속의 별이 소용돌이치며 일그러진다.
시에나 : 어느 쪽으로 가야 하지... 비안틴? ........비안틴?
대답이 없다.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지?
언제 그와 떨어진거지?
바람에 불꽃이 사그라들듯, 복도의 등불이 점점 어두워진다.
시에나 : 여보세요 아카네?
시에나 : 내 말 들려?
6일차 밤, 항구 도시
밤의 장막이 드리우자 눈발이 점점 더 거세졌다. 기온은 이미 영하로 내려갔다.
항구 도시 골목에 있는 술집 콘트랙트는 아주 중요한 뒷세계의 정보상 중 하나다.
간단하게 몇 잔 마시든, 아니면 도시의 비밀을 파헤치든, 그도 아니라면 단지 따뜻한 곳에서 시간을 보내려는 심산이든 모두 좋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눈이 펑펑 내리는 이런 밤, 술집의 장사가 잘 될 리가 없다.
딸랑......
맑은 종소리가 울렸고, 누군가 거칠게 술집 문을 밀어 열었다.
차가운 눈이 바람과 함께 휘몰아쳤다.
검은 외투를 입고 선글라스를 낀 남자가 몸에 붙은 눈을 털어내며 테이블 바까지 걸어왔다.
검은 옷의 남자 : 주인장, 얼음 없는 위스키 한 잔.
빌트 : 응? 못 보던 얼굴인데. 어서 오십시오. 용무가 어떻게 되시는지?
검은 옷의 남자는 서류 가방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고, 붉은 머리의 술집 사장은 그것을 열어보았다. 가방 안은 지폐로 가득했다.
검은 옷의 남자 : 물론, 당신에게 정보를 사러 왔지.
검은 옷의 남자 : 이건 계약금 50만 골드. 우리에게 만족스러운 정보를 주기만 한다면 전부 당신 거야.
빌트 : 이봐, 이봐. 그럴 필요는 없어........ 일단 어떤 정보가 필요한지부터 설명해봐.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인지 아닌지는 그 다음에 판단해보자구.
검은 옷의 남자 : 내가 묻고 싶은 건 우리 아가씨의 행방이야.
검은 옷의 남자가 주머니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내 테이블 위에 두었다.
사진의 주인공은 대략 14세 정도 되어 보이는 작은 체구의 소녀였다. 금발 머리카락을 모자로 감추고 쭈뼛뿌뼛 시선을 피하고 있다. 마치 점심 시간에 몰래 학교를 빠져 나가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검은 옷의 남자 : 아가씨는 이틀 전 저녁 무렵에 집에서 실종되었어. 그 분이 집을 나설 때 이렇게 입고 계셨지.
검은 옷의 남자 : 이건 아가씨가 일상적으로 방문하는 곳이 포함된 자료. 이미 전부 찾아보긴 했지만 당신에게도 주지.
빌트 : 음..... 이 꼬마 아가씨, 이름이 '후유카' 인가.
빌트 : .....잠시만 기다려 봐.
딸랑.
몇 분 후, 빌트는 종이와 위스키 한 잔을 검은 옷의 남자에게 내밀었다.
빌트 : 이 종이에 전부 적어 뒀으니, 표시된 지점을 따라 수색해 봐.
검은 옷의 남자 : 이건....... 알겠다. 감사하지. 아가씨를 찾으면 남은 금액을 지불하러 오겠어.
그는 단숨에 잔을 비우고는 술잔을 내려놓고 떠나 버렸다.
빌트는 테이블 위에 남아있는 지폐 가방을 골치 아프다는 듯 바라보았다.
빌트 : 아아..... 부자들은 정말 돈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니까.......
빌트 : 그런데..... 칸케츠 아가씨.
그는 바 테이블 너머에서 모히토를 마시는 검은 옷의 여성을 응시했다.
빌트 : 당신 정보가 굉장히 교묘하게 팔렸는데, 일부러 그런 건가?
칸케츠 : 아하하..... 난 그냥 소녀를 구하려는 선량한 사람일 뿐이야.
칸케츠 : 나는 있지, 미소녀가 고생하는 게 세상에서 제일 싫거든.
빌트 : 업계의 저명한 미소녀 사진 작가가 이런 말을 하니 신빙성이 있구만.
빌트 : 단지...... 당신이 적어 준 주소, 당신 소유의 예술관 아니었어?
칸케츠 : 그래, 맞아. 그 아이는 거기 있어.
칸케츠 : 아주 조용히.......
폭설에 대한 연구는 아직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대체 레지안과 그 신비한 예술관은 이 눈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 걸까?
▷ 5일차 종료. 4일차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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