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슈 추억단편 3.
✒ 본래 실장 전 중국 서버의 텍스트를 번역한 내용이나, 한국 서버에서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비밀번호 없이 공개합니다.
✒ 의오역 포함....이지만 적어도 가이아의 번역보다는 이쪽이 나아보이네요...
'르블랑 탐정 사무소'에 왔다.
비어있는 사무실은 먼지투성이어서, 한 번 봤을 뿐인데도 다음 정리 작업이 얼마나 힘들지 상상이 갔다.
아슈 : 바보같이 서서 길을 막고있는 건 일부러 그러는 건가. 안타깝지만 인간은 직선으로만 가는 멍청한 생물이 아니니까 네 계획은 실패할 운명이야.
아슈: …됐어. 네가 무슨 생각 하는지 알아. 정확히 말하자면 여긴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 아무도 오지 않았어. 좀 어수선한 것도 어쩔 수 없지.
아슈: 어쨌든, 그 책들은 네게 맡기고 난 자료를 정리할게.
아슈는 책장 옆 오픈 데스크에 있는 책을 정리했는데, 캐비닛 옆에 나 있는 눈금 자국 몇 개에 눈길이 갔다.
옆에는 키와 나이를 적은 앳된 글씨가 남아있었다. 아마 어린 아슈가 자기 키를 확인하기 위해 남긴 흔적이겠지.
재미있는 건, 아슈의 키가 2년간 자라지 않았다는 거다.
아슈 : …상상도 못 했네. 책을 정리한다는 이 간단한 일을 하면서도 다른 곳에 한눈을 팔다니. 게다가, 이런 키 기록을 그렇게 집중해서 봐야 할 만큼의 가치가 있어?
아슈 : 첫째. 캐비닛에 키를 기록한 건 쓸데없는 아버지가 했던 일이고, 난 억지로 협조했을 뿐이야. 둘째. 발육에 정체기가 있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야. 무엇보다 내 키는 아직도 정상적으로 크고 있어. 그러니 네가 그걸 말한다 해도 내겐 전혀 타격이 없어.
시에나 : 아슈는 언제부터 키가 크기 시작한거야?
아슈 : ……나 혼자 살기 시작했을 때 부터.
시에나 : 그건 너희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네가 정말로 어른이 되었단 걸까?
아슈 : 논리적으로 생각해서 그런 터무니없는 결론을 낼 수는 없겠지. 그 속에 어떤 인과관계가 있기보다는 단지 우연의 일치일 뿐이야. 그렇지만 네가 그렇게 이해하고 싶다면 나로서도 어쩔 수 없어.
》 아슈는 나한테 설명해주기 귀찮은거지….
》 그럼 그런 걸로 하자.
아슈 : 하하, 진작부터 알고 있었어. 네가 여기 와서 깜짝깜짝 놀라고 근거없는 추론을 할거라는 것 쯤은.
아슈 : 예를 들자면, 네가 여기 빼곡하게 꽂힌 탐정 소설을 본 후에는 이렇게 말하겠지―― "아슈는 어렸을 때부터 탐정 소설에 관심이 많았는데, 지금은 정말로 탐정이 됐네."
시에나 : 네가 어떻게 아는 거야…….
아슈 : 두개골 안쪽 네 뇌는 유리에 덮여있는 것마냥 어느 각도에서 봐도 훤히 들여다보여. 그리고, 날 더 알고싶다면 날 직접 연구하는걸로도 충분해. 지금의 내가 과거들의 집합이니까.
아슈 : 하지만 네 관찰력이 종의 밑바닥에 깔려 있다는 걸 고려하면 약간의 보조 자료가 필요하겠지. 계속 보도록 해.
여인 : 어머! 당신, 당신이 모리스 탐정이죠!
입구에서 낯선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슈 : 잘못 아신 것 같은데요.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어요.
여인 : …돌아가셨다니……. 그럼 당신은?
여인 : …그러네. 정말 똑같이 생겼지만 자세히 보니 당신이 훨씬 젋네요. 혹시 모리스의 아이인가요? 아들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슈는 차갑게 고개를 끄덕였다.
여인 : 그렇구나. 내가 지나가는데 탐정소에 불이 켜져 있는 게 보여서. 무슨 일이 생긴 줄 알았어요.
여인 : 나는 이 근처에 사는데, 예전에 모리스 탐정에게 큰 신세를 졌거든요.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내 딸의 이름은 소산인데, 하교 중에 사라져서 모리스가 그 앨 찾아줬어요.
아슈 : 네, 기억하고 있어요.
여인 : 난 지금도 당신 아버지께 감사하고 있어요. 그가 사흘 동안 바쁘게 뛰어다니지 않았다면 딸을 찾을 수 없었을 거에요. 모리스 탐정은 정말 좋은 분이에요.
여인 : 하지만 돌아가셨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는데...... 그냥 이사를 가셨다고 생각했거든.
여인: 그러네요, 당신도 탐정이 되었나요? 꼭 당신 아버지처럼 대단해지길 바라요.
아슈: …… 네.
그 부인이 떠나고, 아슈는 잠시 침묵에 잠겼다.
아슈 : 치우고 가자.
시에나 : 아슈는 아쉽지 않아?
아슈 : 아마.
아슈 : 탐정의 일은 눈앞에 보이는 걸 통해 과거를 끌어내는 거야. 여기에 있는 사소한 것들을 보면 옛날을 떠올릴 수 있어. 아버지가 어째서 그런 수고스러운 사건들로 동분서주했는지조차도 지금은 전부 기억나.
시에나 : 그건 너한테 있어서 지루했겠지만, 큰 의미가 있었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기억할 수 있겠어. 자기도 꽤 참견하기 좋아하는 탐정이면서 굳이 아닌 척 하려 하고......
아슈 : 하, 입 다물어. 아무리 위대한 탐정이라도 성격상의 약점은 있어. 그런 게 아니고서야 네가 옆에서 계속 소란 피우는 걸 내가 어떻게 내버려두고 있겠어.
아슈 : 일단 너랑 같은 공기를 마시고 있으면 나도 보통 사람이라는 착각이 들게 되고, 지휘사인 네가 어딜 가든 나한테 다양한 골칫거리를 안겨주겠지.
맞.. 맞는 말이다.
아슈 : ...그렇지만, 이게 바로 탐정의 숙명이야.
아슈 : 귀찮은 일을 해결하던, 말썽 부리던 사람을 해결하던... 아니면 내가 널 없애고 완벽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겠지.
시에나 : 안 돼. 절대 안 돼. 그건 기각이야.
아슈 : 아쉽네.
아슈는 조롱하는 투로 감탄하면서도, 참지 않고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아슈 : 그렇다면 널 계속 두고 볼 수밖에 없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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