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차 도입, 중앙청.
(쓰담, 쓰담)
시에나 : ......?
(쓰담, 쓰담)
벌떡 일어나 앉았다. 누르는 어느샌가 내 침대 옆에 서 있었고, 미리 맞춰 두었던 알람 시계는 내가 끌어안고 있었다.
누르 : 헤헤, 역시 늦잠을 자고 있었구나. 시에나.
누르 : 누르가 깨우러 왔어. 아침 다 준비해뒀으니까 빨리 와, 건강을 위해서는 매 끼니를 제때 챙겨야 해.
》 좋은 아침이야.
》 지금 바로 갈게!
누르 : 아침밥 다 먹고, 누르는 시에나랑 같이 아카네 언니를 만나러 가고 싶어.
누르 : 아카네 언니가 전에 다쳤던 곳의 수술이 다 끝났다고 해서 언니가 좋아하는 음식을 준비했거든.
누르 : 아카네 언니라면 분명 몸이 좀 나아지자마자 바로 일하러 갔을거야! 환자는 푹 쉬어야 한다는 걸 다 잊어버리고――
누르 : 누르가 언니를 좀 봐야할 것 같아.
고개를 끄덕이며 단말기를 들었고, 아카네가 보낸 메세지가 가장 위에 떠 있었다. 전해야 할 소식이 있으니 가능한 한 빨리 감시실에 한 번 오라는 내용이었다.
메세지를 보낸 시간이 새벽 네 시인데..... 또 안 자고 있었던 거 아냐?
3일차 아침, 감시실
아카네 : (하품) 왔네, 시에나. 아, 누르도 왔구나. 뭐 좀 마실래?
누르 : 안 그래도 누르가 언니 아침 식사 챙겨왔어. 커피만 마시면서 살면 안 돼.
아카네 : 커피는 내 생명의 원천이야. 내 혈관 안에 흐르고 있는 것도 전부 커피란 말야.
누르 : 뭐라고?
아카네 : .....농담이야.
아카네 : 뭐야 시에나, 왜 내 얼굴을 계속 쳐다보는건데.
》 네 다크서클.....
》 네 커피포트.....
아카네 : 밤샘같은 건 일상이니까, 겨우 이런 일로 놀라지 마. 좀 자면 돼.
아카네 : 널 오라고 한 이유는, 음..... 고마워. 네게 다시 한 번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어. 정식으로.
아카네 : 그레이사 선생님이 수술을 해 준 후부터 배가 아프지 않아. 정신도 많이 맑아진 것 같고.
아카네 : 만약 네가 날 끌고 고고학 연구소로 가지 않았다면, 난 아마 지금 여기서 너와 이야기를 나눌 수도 없었을 거야.
아카네 : 어쨌든― 살아있으니 좋네! 역시 건강이 최고야! 또 잔업으로 돈을 벌 수 있게 됐잖아!
아카네는 자리에서 폴짝 뛰어내렸다. 활력과 투지가 완전히 회복되었음을 과시하는 것 같은 몸짓이었다.
누르 : 아카네 언니가 기운이 넘쳐 보여. 너무 좋다~
아카네 : 응. 완전 회복됐어. 그러니까 누르도 걱정할 거 없어. 사축이 이렇게 쉽게 쓰러질 리가 없지.
아카네 : 어쨌든, 시에나가 이렇게까지 날 도와줬는데 내가 도울 수 있는건 뭘까 하고 생각해봤거든..... 네 단말기 좀 빌려 줘 봐.
약간 곤혹스럽게 단말기를 건넸다. 아카네는 자신의 체인을 감시실의 메인 컴퓨터에 연결하고는, 키보드를 쾅쾅 두드리기 시작했다.
아카네 : 음.... 여길 이렇게. 힘을 좀 내 봐, 내가 다섯 시간이나 공들였는데 이대로 질 수는 없잖아..... 됐다!
아카네 : 역시 나야. 절대 무리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어떻게든 성공한 모양이잖아!
아카네 : 좋아― 흥흥흥――
누르 : 아카네 언니, 꼭 광기에 빠진 것 같아. 눈이 번쩍번쩍 빛나고 있어.
시에나 : 너 지금 뭐 하는거야?
아카네 : 내가 지금 네 단말기에 작은 프로그램 하나를 넣어보는 중이야―― 쉽게 말해서, 네 단말기를 해킹하고 있다는 뜻이지.
》 그게 가능해?
》 너 대단하다!
아카네 : 으으, 물론 나도 성공할거란 생각은 안 했어. 이 구조는 정말이지 복잡하니까. 하지만 작은 틈을 비집고 들어가보는 건 해볼 만 하지 않겠어?
아카네 : 네가 날 끌고가서 검사받게 한 덕분에 기운이 넘쳐서 밤새도록 붙잡고 있을 뭔가가 필요하기도 했고. 그래서 난 지금 가장 만족할 수 있는 일을 한 거야.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가 맑고 듣기 좋았다. 마치 이름없는 음악같다.
아카네 : 좋아! 완성했어!
아카네는 자리에서 일어섰고, 단말기를 다시 내게 돌려주었다. 얼굴에 봄바람이 부는 것 같단 착각이 들 정도로 기분이 좋아 보였다.
아카네 : 네 단말기에 저장된 기록이 요구하는 권한치가 너무 높아. 그러니까 내가 프로그램으로 권한치를 조금 더 불려줄게. 앞으로 조금만 더 노력하면 기록을 열 수 있을거야.
아카네 : 조금이라도 빨리 네가 기억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카네 : 그럼 나는 계속 일을 해야지......
》 잠깐.
》 먼저 아침부터 먹어야지.
누르 : 시에나 말이 맞아, 도망치지 마! 아침을 꼬박꼬박 챙기란 말야!
아카네는 누르에게 붙잡혀 어쩔 수 없이 책상 모서리로 끌려왔다.
아카네 : 아..... 좋아, 그럼 사양하지 않을게. 둘 다 고마워.
3일차 밤.
소녀는 다시 황야를 찾아왔다.
황야에 발을 들였을 때, 그녀는 이 어두운 황야에 언제부터인가 무수히 많은 꽃이 피어났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녀는 꽃을 밟으며 또 다른 자신의 앞에 섰다. 눈앞에 있는 결정과, 괴물의 발 아래에도 꽃이 피어있었다.
누르 : 저기...... 네가 말했던 걸 찾았어. 네가 찾고 있었던 건, 예술관에 있던 그 그림이 맞지?
누르 : 그 그림 속의 몬스터는.... 시공간의 흐름을 왜곡시키니까, 같은 세계에 머물고 있는 누르에 대해서도 설명할 수 있어.
누르 : 측정기로 검출되지 않았던 건, 그 범위가 너무 작아서가 아니었어. 범위가 측정기의 허용치를 뛰어넘을 만큼 방대했기 때문에 측정기의 기능이 처음부터 작동하지 않았던 거야.
누르 : 이런 전제가 깔려 있다면, 이 그림이 널 매어두고 있는 물건이라는 설득력도 생기겠찌.
유해 누르 : 네 말이 맞아. 그럼 이제 어서 그 물건을 부숴줄래?
누르 : 누르 혼자서는 그렇게 강한 신기를 부술 수 없어. 그래서 너에게 먼저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한 거야. 네가 저번에 누르가 더 강해질 방법이 있다고 했잖아. 그건 어떤 방법이야?
유해 누르 : ......간단해. 네가 유해가 되는거야.
누르 : 어...... 유해......?!
유해 누르 : 눈치채지 못했던 거야? 나는 너의 미래이자 신, 그리고 유해이기도 해―
유해 누르 : 걱정 안 해도 돼. 유해화는 네게 있어 종말과 파멸이 아니야. 너는 정신을 유지할 수 있고, 엄청난 힘을 손에 넣을 수도 있어. 그 그림을 부수고도 남지.
유해 누르 : 그리고 네가 전에 말했던 소원...... 이 세상에 더 이상 죽음이 존재하지 않길 바라는 염원은 '신'이 되어야만 이룰 수 있을텐데?
유해 누르 : 더 생각할 필요가 있어? 네 미래가 곧 나야. 너는 반드시 내가 되어야 해. 유해가 되어야만 하고, '신'이 되어야만 한다고!
우르르――!
옅은 잠에 빠진 지 얼마 되지 않아, 격렬한 폭발음에 놀라 꿈에서 깨어났다. 중앙청 기숙사의 등불이 강한 지진 아래 가물가물 빛을 잃었다.
시에나 : .......!!
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번개같이 자리를 박차고 입구로 달려갔다.
힘껏 문을 열자, 벽을 짚은 채 숨을 몰아쉬는 누르의 모습이 보였다.
누르 : 시에나, 너, 너도 들었어.....?! 여기가 갑자기 폭발해서, 지금 밖이 엄청 어수선해.......
》 폭발음을 들었어.
》 지금 바로 나가자.
누르 : 응! 누르도 같이 갈게!
누르의 손을 잡고 길을 따라 미친 듯이 내달렸다. 가슴 속에서 격하게 날뛰는 차가운 공기가 폐부를 찔렀지만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서야 본청으로 도망쳐 들어갈 수 있었다.
누르 : 여러분― 이건―
중앙청의 벽이 반 이상 무너졌고, 그 잔해가 난잡하게 뒹굴고 있었다. 안화와 에뮤사는 심각한 부상을 입은 채 누군가를 에워싸고 있었다.
그 사람은 바닥에 누워 두 눈을 감은 채 간헐적으로 숨을 쉬고 있었다.
누르 : .....네트....!
누르 :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네트는 왜 이렇게 심하게 다친거야......
누르는 그녀에게로 다가가 바닥에 주저앉은 채로 앙투아네트의 손을 꼭 쥐었다. 누르의 손끝이 희미한 빛을 머금자 낯빛 또한 잠시 혈색이 돌아왔다.
그러나 그 빛은 몇 번 깜빡이더니 꺼져버리고 말았다.
누르 : 어째서!
안화 : 히로의 작품이야. 지금 그는 이미 다른 신기사 몇몇을 데리고 이곳을 떠났어.
누르 : 히로.....?
안화 : 그는 암암리에 유해화 실험을 진행했지만 우리에게 꼬리를 밟혔어. 하지만 한 발 앞서 우리를 공격했지. 앙투아네트는 우리를 엄호하다 부상을 입었어.
안화 : 그 이야기는 조금 이따가 자세히 하는 걸로 하지.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앙투아네트의 치료야.
누르 : 응! 누르와 시에나도 돕게 해 줘!
앙투아네트는 병상에 조용히 누워 있었다.
그녀의 상태는 아주 나빴다. 몸에 연결된 각종 호스와 그 안에 담긴 약물도 그녀가 쇠약해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고, 계기판에 표시된 각종 수치들도 갈수록 낮아졌다.
누르 : .......
모두가 침묵을 지켰다.
누르는 앙투아네트의 머리맡에 조용히 서 있었다.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 직후, 누르는 다시 앙투아네트의 손을 잡았다. 부드러운 빛이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누르 : 어?
그러나, 잡았던 손은 살며시 빠져나갔다.
앙투아네트가 눈을 떴다. 낯빛은 여전히 허약하고 창백했지만, 평온한 눈으로 누르를 바라보고 있었다.
앙투아네트 : 누르, 그러지 마.
누르 : 네트..... 안 돼, 누르는 반드시 해야 해! 시에나에게, 후유카를 치료해서 이러는거야. 누르가 조금만 더 쉬어가면서 노력하면 분명 할 수 있어!
누르 : 누르는 대단한 신기사야. 그러니까, 그러니까――
누르의 손끝에서 빛이 깜빡였다. 금방이라도 스러질 것 같은 그 빛은 약하디 약한 촛불을 닮았다.
앙투아네트 : 괜찮아, 누르. 나는 네게 감사하고 있어. 하지만 나를 위해 그러지 말아 줘.
앙투아네트 : 네가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준 생명력이 이미 너무 많아....... 나를 구하려 한다면 너까지 위험해질거야.......
앙투아네트 : 나는 그러길 원치 않아.
누르 : 아, 안 돼. 네트의 생명력은 이미 너무 약해졌어. 누르는 반드시 네트를 구할 거야!
앙투아네트는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손을 뻗어 누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나를 바라보았다.
앙투아네트 : 시에나, 예전에 제가 말했었죠. 당신의 심장에 박혀있는 방주 파편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이에요. 기억하고 있나요?
앙투아네트 : 미안해요. 그때는 당신을 속였어요. 당신을 믿을 수 있을지, 제가 당신에게 누르를 맡길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거든요.
앙투아네트 : 하지만 지금은 충분히 믿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앙투아네트 : 만약 제가 추측한 것이 틀리지 않다면, 심장의 방주 파편은 다른 시공간의 앙투아네트가 넣었을 거에요....
앙투아네트 : 여기 있는 누르는..... 당신의 심장 속 파편을 통해 이곳에 왔어요.
누르 : 네트.....? 그게 무슨 뜻이야?
앙투아네트 : 나는 이미 예전에 네 선물을 받은 적이 있어, 누르.
앙투아네트 : 아주 귀한 선물이야. 내 목숨을 구했고, 나에게 더 많은 시간을 빌려줬으니까.
앙투아네트 : 하지만, 너는 그 후에 완전히 부서져버려서...... 그래서, 너를 다시 만났을 때는 정말 기뻤어.
앙투아네트 : 건강한 네가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뛰어놀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모두..... 나에게는 기적이었어. 다시는 이런 모습을 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앙투아네트 : 나는 네가 죽음을 싫어한다는 걸 알아. 그렇기 때문에 너는 자신의 생명력을 타인에게 나누어주지. 그때 내게 불사결정을 주었던 것도 같은 이유일거야.
앙투아네트의 목소리가 점점 가라앉았다. 그녀의 손에는 어느샌가 눈부신 빛을 내는 결정이 들려 있었다.
앙투아네트 : 하지만..... 나는 네가 죽음에 직면하는 방법을 배웠으면 좋겠어.......
앙투아네트 : 삶과 죽음은 한 쌍의 쌍둥이야...... 그렇기 때문에..... 너는 그것을 영원히 거절할 수 없어.......
앙투아네트 : 죽음을 거부하는 동시에......네 생명은 문 밖에...... 단절되어 버리겠지.......
앙투아네트 : 그러니까, 이걸로 충분해......이것만은 네 기적 속에서 더 오래 살아가게 해 줘......
앙투아네트 : 네게는, 더 밝은 미래가 있을 거라고....... 나는 그렇게 믿고 있어..........
앙투아네트 : 나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었어...... 이 세상은 지금까지 없었던 시련에 직면해 있고, 그 시련을 이겨낼 수 있는 건 죽음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사람뿐이야.
누르는 병상 앞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미처 다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
그 아름다운 결정이 누르의 손에 가볍게 떨어졌다. 한 줄기 빛이 반짝 빛남과 동시에 사라졌다.
누르 : ........!!
남자의 목소리 : 이 맹점 데이터는 뭐야? .....흑문? 야! 무슨 헛소리야!
여자의 목소리 : 어머나, 포기한 패자가 또 하나 늘었네?
남자의 목소리 : 소란스럽네. 너희 무슨 얘기 하는 거야? 나도 끼워 줘.
세상은 끊임없이 다시 태어난다. 끊임없이, 끊임없이, 끊임없이.
무수히 많은 세계, 무수히 많은 생각, 무수히 많은 증명, 무수히 많은 실패.
여자의 목소리 : 흥, 정말 나약한 자식이야......... 그렇지, 그쪽은 좀 어때.
여자의 목소리 : 설마.... 아직도 자기 이론을 못 찾은거야?
누르 : 윽..... 이게...... 뭐야......
누르 : 누르, 누르는......
》 너 괜찮아?
》 너 아파 보여.
누르 : 누르..... 모르겠어...... 전부 진짜인지, 아니면......
누르는 꿈 속을 헤매듯 말을 이어가며, 눈을 계속 깜빡였다. 앙투아네트는 살짝 미소지었다.
앙투아네트 : 역시..... 정말 효과가 있는 것 같네.
앙투아네트 : 안화, 이들을 데리고 나가 주세요.
앙투아네트 : 잘 있어, 누르. 걱정하지 마, 다시 생명을 깎아 나를 치료해주지 않아도, 나는 절대 지지 않을거야.....
앙투아네트 : 나는 쉽게 죽지 않을거야..... 그러니까..... 내 노력을 지켜봐주면 좋겠어.
누르 : 네트――!
누르가 다시 앙투아네트를 잡으려 했지만, 안화가 누르를 가로막았다.
안화 : 가자. 일단 나가서 다시 이야기하자.
누르 : 안화――!
안화 : 우선 진정해, 누르. 앙투아네트는 당분간 아무 일 없을 거야. 비록 불사결정을 빼내 급속도로 허약해졌지만, 그녀 본인도 절대 네 앞에서 숨을 거둘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말이야.
안화 : 그녀의 마음과 고민을 잘 이해해 줘.
누르 : 누르는 모르겠어.... 왜 네트는 누르가 치료하는 걸 막는 거야? 분명 누르가 조금만 더 열심히 노력한다면......
안화 : 누르, 이건 앙투아네트의 선택이야.
안화 : 그녀는 자신의 행동으로 하여금 네가 죽음을 마주보길 바라고 있지. 만약 네가 너의 이기심으로 모든 존재를 죽음으로부터 도망치게 한다면, 너는 네 수명을 다 쓸 때까지 자라지 못할 거야.
누르 : 안화.....
안화 : 돌아가서 충분히 생각해보도록 해, 누르. 네가 지금 고민하고 있는 그걸 이해하는 게 바로 앙투아네트가 바라고 있는 일이니까.
어린 소녀는 처음으로 정서적으로 흥분한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차올고, 굵은 눈물이 턱을 타고 뚝뚝 떨어졌다.
누르 : 어째서? 네트의 생명은 지금도 계속 줄어들고 있는데..... 어째서 누르를 거부하는 거야? 만약 네트가 이대로 죽으면 어떻게 할 건데?
누르 : 설마 생명을 연장시키는 동시에, 반드시 죽음이 따른다고 말하고 싶은 거야?! 어째서..... 어째서 다 같이 살아가면 안 되는 건데!
》 죽음은 모든 생명에게 주어진 것이니까.
》 막 태어난 생명에게도 죽음이 닥쳐오곤 해.
어렵게 입을 열었다. 이 영리하고 강한 아이를 애써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아직 받아들일 수 없는 것 때문에 어른에게 어리광을 부리는 건..... 아마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
시에나 : 그러니까 이런 거야. 죽음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생명에 대해 이야기할 자격은 없어.
시에나 : 앙투아네트는, 누르가 그 비밀을 이해하고 세계를 구하는 사람이 되길 바랐던 게 아닐까.
여자의 목소리 : 설마.... 아직도 자기 이론을 못 찾은거야?
시에나 : 다른 사람의 바람을 이어받는 건, 새로운 생명으로 이어지기도 해.
누르 : .......응, 누르.... 알겠어.
누르 : 누르는 아무렇지도 않아. 생각해보면...... 방금 네트가 시에나에게 말했던 방주 파편도 그런 게 아닐까.
누르 : 헤헤, 누르도 알아, 지금 시에나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걸. 왜냐하면 시에나가 이 사실을 알았더라면 틀림없이 누르와 먼저 이야기했을 테니까. 그러니까 시에나를 탓하지 않아.
누르 : 이제 누르는 네트와 조금 더 같이 있고 싶은데.....
누르 : 시에나도, 누르랑 같이 있어 줘.
- 일을 너무 열심히해서 하루가 비더라구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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