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뮤사 : 더그가 만든 음식에 손님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는 걸 봤으니까, 이번에는 일단 눈 감아 줄게.
에뮤사 : 다음에는 아무런 말도 없이 다른 사람의 음식을 훔치지 말도록 해.
세이샤쿠 : 후후, 알겠어! 서커스단 전원을 대신해서, 초대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할게.
유리 : 하는 김에, 우리 마술에 쓰이는 비둘기랑 손님 비둘기가 섞여버린 것에 대한 사과도~
유리 : 엄청 아슬아슬했지 뭐야. 그 사람 말 하는 비둘기들이 비수에 배가 갈라질 뻔 했는데.
기획비둘기 : 엄청 무서웠다구. 이렇게 귀여운 아가씨가 다가와선 나를 반으로 쪼개려 하는 거야.
유리 : 오해. 그건 오해일 뿐이야. 히히~
에뮤사 : 하암~
시에나 : 에뮤사, 아까 몰래 하품을 하던데?
에뮤사 : 골치 아픈 일이 전부 해결되어서 그만. 긴장이 풀리지 않게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
에뮤사 : 아, 축배를 들 시간이 됐네.
에뮤사 : 어라, 준비해 둔 연설문은?
에뮤사 : 번거롭게 됐네. 아무래도 돌아가서 찾아봐야 할 것 같아. 시에나, 가서 나 대신 샴페인을 좀 준비해 줄래?
시에나 : 문제 없어.
빨간 머리의 그 바텐더는 바의 안쪽에 서서 습관처럼 잔을 닦고 있었다.
빌트 : 너구나. 무슨 일이야?
시에나 : 샴페인 한 잔만 준비해 주면 고마울 것 같아.
빌트 : 문제없어.
펑, 술이 찰랑임과 동시에 마개가 깔끔하게 열리며, 담백색의 거품이 바의 위쪽으로 솟구쳤다.
빌트 : 미안. 내가 새 걸로 한 잔 따라줄게. 그나저나, 넌 술을 마시면 안 될 것 같은데?
시에나 : 사실은 에뮤사 대신 온 거야......
빌트 : 아, 그녀 쪽이었구나.
빌트 : 그럼 병을 바꿔 볼까. 그 아가씨의 혀끝은 시에서 가장 명망있는 소믈리의 것보다 더 예민하니까.
빌트 : 오늘 밤의 연회는 어때. 즐거웠어?
》 정말 즐거웠어.
》 아직 좀 더 즐기고 싶어
빌트 : 그럼 됐지. 분명 에뮤사는 사비를 털어 몇 백만 골드를 모아 이 연회를 마련했을거야......
빌트 : 이런, 내 부주의로 뭔가를 폭로해버린 게 아닐지 모르겠네.
빌트 : 눈이 밝은 사람은 보자마자 알 거야. 이번 행사의 규모는 이전에 중앙청에서 지급한 그 예산을 한참이나 초과했어.
빌트 : 장소야 백야관에서 빌려 주었다지만, 그 밖의 공연이나 연회 음식같은 것들은 에뮤사 본인의 최고 기준점에 있어. 이렇게 되면 그 씀씀이는 착실하게 올라가기 마련이야.
빌트 : 그런데도..... 그 돈에 연연해하지 않지.
빌트 : 그럼 한 번 물어볼까. 넌 에뮤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어?
》 정말 똑똑해.
빌트 : 그래, 똑똑한 사람은 이런 어수룩한 짓을 하지 않아. 그녀 본인이 이 일을 가치있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 한.
》 정말 사랑스러워.
빌트 : 사랑스럽다고? 나 참..... 그런 말은 본인에게 직접 전하도록 해.
》 정말 강개慷慨해.
에뮤사 : 그래. 어떻게 보자면, 그녀가 지불한 건 돈뿐만이 아니겠지.
빌트 : 내가 보기에는, 오늘 밤의 행동은 어느 한 사람이, 또 다른 무리를 위해 진심을 다한 행동이라고밖에 설명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빌트 : 기억해 둬. 이건 홀로 대도시에서 싸워나가고 있는 농가의 소녀로서는 아주 드문 일이니까 말이야.
빌트 : 분명 내가 아는 에뮤사는 카지노에서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온 사방을 휘젓는 독한 사람이야.
빌트 : 자, 네가 부탁한 술.
차가운 술잔을 들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며, 나도 모르게 빌트의 말을 되뇌었다.
홀로 외지에서 싸워나가고 있는 에뮤사, 중앙청의 빈틈없는 에뮤사, 항상 만반의 준비를 갖추지만 운명을 논하는 에뮤사, 사비를 털어 음악회를 준비한 에뮤사......
똑똑똑.
시에나 : 에뮤사?
대답이 없다.
탈의실 문을 살짝 열어 작은 틈새로 안을 들여다 보았다. 에뮤사는 화장대 위에 엎드려 곤히 자고 있었고, 연설문은 모두 얼굴 아래에 눌려 있었다.
》 그녀를 깨운다
에뮤사가 정말 피곤해 보이긴 하지만, 바깥에 있는 백여 명의 사람들이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에뮤사를 가볍게 흔들어 깨웠다.
》 그녀가 자게 둔다
비록 바깥에서 백여 명의 사람들이 여전히 기다리고 있긴 했지만, 에뮤사가 너무 피곤해 보여 차마 그녀를 깨우지 못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가볍게 움직이다가,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
에뮤사 : 아, 이런! 조심성 없이 잠들어 버리다니!
에뮤사 : 꿈 속에서, 연회가 계속되고 있었던 것 같아. 모두들 정말 재미있게 놀았어. 그만 멈추려는 기색 하나 없이.....
에뮤사 : 늦지 않게 깨서 다행이야. 자, 어서 가서 나랑 같이 축사를 읊자.
에뮤사 : 참.... 사실은 작은 여흥을 위한 프로그램도 하나 준비되어 있어. 한 번 볼래?
에뮤사 : 아, 물론 연회를 마치기 전에, 뒷정리를 다 하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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