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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장소에 도착한 후, 리리코를 보지 못했다.

나는 한숨을 내쉰 후 정신을 바짝 차렸다.

 

리리코를 찾기 위해서 말이다.

 

약속한 장소 부근을 잘 찾아보자.

 

약속 장소 부근의 조각상 뒤에서 이젤을 찾아냈다.

가서 보니 리리코는 그림판 앞에 쭈그려 앉아 있었다. 마치 길가의 개미를 보고 있는 것처럼......

 

 

시에나 : 리리코.... 드디어 찾았네.

 

리리코 : 아.... 시에나 님..... 오셨군요.....

 

시에나 : 방금 뭐 하고 있었어? 개미를 보고 있는 거야?

 

리리코 : 음.... 시에나 님을 기다릴 겸......

 

리리코 : 여기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머리가 조금 아프기도 해서요.....

 

시에나 : 그럼 좀 조용한 곳으로 가면 어때?

 

리리코 : 좋아요..... 정.... 정말 좋아요......

 

리리코 : 그런데.... 시에나 님, 괜찮아요.....?

 

리리코 : 만약 시에나 님이 노점에 가고 싶으시다면, 저..... 제가 같이 가 드릴게요.....

 

시에나 : 괜찮아. 왜냐하면 우리는 불꽃을 보러 왔잖아. 꼭 노점을돌아다닐 필요는 없어.

 

시에나 : 나는 리리코가 좋아하는 조용한 곳이 좋아.

 

리리코 : 시에나, 고마워요. 당신은 정말 좋은 사람이군요.

 

 

 

 

어느덧, 나와 리리코는 시끄럽던 여름 축제 광장을 벗어나 해변에 도착했다.

 

 

리리코 : 여기면 될 것 같아요.

 

시에나 : 응. 여기 엄청 조용하네.

 

시에나 : 좀 멀지만, 불꽃축제가 시작되면 여기서도 볼 수 있을 거야.

 

리리코 : 네.... 그럼 이제 제가 화구를 준비할 수 있어요.

 

시에나 : 방금 리리코가 캔버스를 가지고 있는 걸 봤어, 불꽃축제를 보러 오자고 했지만, 사실은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거지?

 

리리코 : 네..... 불꽃축제의 하늘을 그림에 담아보고 싶어요......

 

리리코 : 저는 오랫동안 이 날을 기대해왔어요.

 

리리코 : 하지만 저랑 함께 있으면..... 재미 없지 않을까요?

 

시에나 : 아니야. 나도 리리코가 그리는 불꽃을 엄청 보고 싶은걸.

 

리리코 : .....네... 그럼 저 노력해서 그려 볼게요......

 

 

리리코는 이젤을 세우고, 가방에서 붓을 꺼내들었다. 얼굴에는 진지한 표정이 가득하다. 

 

 

리리코 : 음... 저기..... 준비 다 됐어요.... 이제 불꽃축제가 시작하기만을 기다리면 돼요.

 

리리코 : 시에나 님. 저 혹... 혹시.... 제 앞에 서 주실 수 있으신가요?

 

 

 

》 알겠어, 리리코 말대로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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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나 : 좋아. 리리코가 말한 대로 하자.

 

시에나 : 그런데 왜 내가 네 앞에 서야 하는 거야?

 

》 왜 네 앞에 서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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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나 : 리리코 앞에 서라고? 왜?

 

시에나 : 하늘 위의 불꽃을 그리려고 했던 거 아니야?

 

시에나 : 내가 앞에 서면 하늘 위 불꽃을 볼 수 없잖아.

 

리리코 : 시에나..... 음.... 싫은가요?

 

리리코 : 그럼..... 강요할 수 없죠.......

 

시에나 : 아니아니아니, 리리코. 울지 마!

 

시에나 : 난 그냥 물어본 건데......

 

 

 

리리코 : 왜냐하면.... 저는.... 불꽃만 그리고 싶지 않아요. 시에나 님도 그리고 싶어요.

 

리리코 : 시에나 님과 하늘의 불꽃을 같이 그리고 싶어요.

 

 

하늘에서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불꽃이 터지며, 어둠 속에서 빛을 내뿜자 리리코의 눈도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불꽃축제가 시작되었다.

 

나는 리리코의 앞으로 다가갔다.

 

 

시에나 : 리리코, 천천히 그려도 좋아. 내가 계속 리리코의 모델이 되어 줄게.

 

 

하늘 위의 불꽃은 점점 많아졌고, 리리코는 하늘을 바라보다 날 다시 바라보았다. 마지막에는 그녀가 미소지은 채 붓을 들어 근가 그리고 싶어 하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지금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 그렇지, 리리코?

 

 


 

 

――사진에는 나와 리리코가 나란히 그림 옆에 서 있는 모습이 찍혀 있다. 리리코가 여름 축제 내내 오랜 시간 들여 그림을 완성했지만 불꽃축제는 끝나 버렸다.

하지만 모델이었던 나는 전혀 힘들지 않았다. 그림은 정말 훌륭했다. 불꽃은 생생하고 아름답게 그려졌으며, 밑에는 내가 서 있었다.

 

그 그림을 보았을 때 나는 감동했다. 비록 하늘의 불꽃은 사라졌지만, 저 그림 속 불꽃은 그림과 영원히 함께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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