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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20 충족

불꽃축제 : 백가

백가 : 나를 위해, 밤하늘을 비추는 불꽃을 터트린 거야? 하하, 고마워.

 

백가 : 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은, 나보단 너에게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시에나.

 

 

기분 60 충족

불꽃축제 : 백가

백가 : 너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난 뭐든지 다 할 수 있어. 앞으로의 시간동안 오늘 밤의 아름다운 풍경을 함께 감상하자.

 

 


 

 

백가와 함께 여름 축제에 참가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목적지까지 10분 정도 남았을 때, 전술 단말기에 백가의 메세지가 반짝였다. 열어 보니, 구조 요청이 와 있었다.

 

 

백가 : 시에나, 나 갇혀 버렸어! 내가 있는 위치는 여기야.

 

 

메세지에 첨부된 것은 칠흑같이 어두운 사진 한 장 뿐이라, 그녀가 있는 위치를 알 수 없었다.

 

 

시에나 : 너무 어두워. 다시 찍어줄 수 있어?
백가 : 미안해, 시에나. 사진을 찍는다면 금방 들킬 거야..... 내가 주변 상황을 설명해 줄게.

 

 

어쩔 수 없이, 서둘러 사람이 많이 다니는 축제 현장으로 가는 수밖에 없었다. 백가의 설명을 바탕으로, 어렵게 목적지를 찾아다녔다.

 

백가를 찾았을 때, 이미 잔뜩 몰린 사람들로 인해 어지러운 기분이었다. 백가는 어둠 속에 서 있었는데, 내 목소리를 듣고 서둘러 다가왔다.

 

 

백가 : 시에나――

 

시에나 : 후..... 날 따라와.

 

백가 : 아, 알겠어.

 

 

백가를 끌고 옆의 샛길로 도망갔다. 드디어 붐비는 사람들에게서 벗어났다.

 

백가는 걸으면서 한숨을 내쉬더니, 헝클어진 옷을 정리했다. 그리고 내게 손을 뻗었다. 수많은 소녀들이 사모하는 손가락이 내 옷깃에 닿았다.

 

 

백가 : 시에나의 옷도 사람이 붐비는 바람에 많이 헝클어졌네. 고생했어.

 

 

거리가 너무 가까워져서, 그녀의 오똑 솟은 코와 부드러운 입술, 그리고 집중하고 있는 금빛 눈동자가 보였다.

 

견디지 못하고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역시 여심 킬러인 백가의 얼굴이 가진 위력은 정말 대단했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는 것에는 역시 적응되지 않는다. 심장에 좋지 않다.

 

 

백가 : 왜 그래?

 

시에나 : 아니야.... 그러니까, 백가는 극성 팬들을 피하고 있었던 거야?

 

백가 : 맞아. 원래는 미리 도착해서 시에나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바로 들켜버려서 우선 숨어있을 수밖에 없었다. 

 

시에나 : 일상이잖아...... 그런데 백가는 평소에 그 애들이 고백하는 걸 전부 세심히 들어주는데, 오늘은 피하는 걸 선택하다니 정말 의외네.

 

백가 : 그건 시에나 때문이야.

 

시에나 : 나?

 

백가 : 맞아. 자세히 들어줘야 하지만, 사람들 수를 봐. 만약 내가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다 들어줬다면, 오늘 밤 시에나와 함께 여름 축제를 보내겠다는 약속은 지키지 못했을걸?

 

백가 : 약속을 잘 지키는 것도 기사도의 일환이야.

 

 

말을 마친 후, 백가는 자연스레 손을 내밀며 초대하는 듯한 동작을 취했다.

 

 

백가 : 내 손을 잡아 줄래? 지금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자칫 축제에서 길을 잃을 수도 있거든.

 

백가 : 아름답고 즐거운 이 밤, 내가 시에나 한 사람의 기사가 되게 해 줘.

 

 

가면을 쓰고 한 사람만의 기사 같은 게 된다니, 소설 속 주인공처럼 태연하게 이런 말을 하는 건 사실 부끄러웠다.

하지만 백가의 목소리에는 그런 감정이 전혀 없었다. 아마 그녀에게는 자연스러운 행동일 것이다.

 

불꽃 점화까지 시간이 꽤 남았지만, 축제에는 전에 해 본 적이 없는 놀거리가 많았고, 곁에는 친절한 기사가 함께 있으니,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

게다가 오늘 백가는, 어떤 의미에선 하나의 원칙을 위해 무조건적으로 지켜오던 다른 습관을 깨기도 했으니까.

 

손을 건네자, 또 다른 손이 그 위를 부드럽게 감쌌다.

 

 

시에나 : 좋아. 나의 기사님.

 

 


 

 

――사진에는 가면을 쓴 두 사람이 즐겁게 야광봉을 흔들고 있었다.

가면을 산 후에야 결국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 백가와 함께 각종 이벤트에 참여했고, 몰려든 사람들은 깊은 밤이 되어서야 떠났다......

 

사진 뒷면에 백가가 남긴 말 :

"오늘 밤은 정말 즐거웠어! 지휘사와 함께 조용히 축제를 돌아다녀서 말이지. 그동안 나 혼자서는 경험하기 어려웠는데. 다음에 또 이런 축제가 있다면 꼭 내게 알려 줘. 다음에는 확실하게 가면을 먼저 쓰고 올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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