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31

 

 

》지인의 지휘사 이름을 사용했습니다.


 

 

렉터와 약속한 장소에 나와 보니, 오늘은 암흑의 손 사람들이 거리 곳곳을 순찰하고 있었다.

 

 

렉터 : 여여, 지휘사.

 

밍밍 : 왔구나. 오늘 무슨 특별한 일이 있어? 너희 쪽 사람들이 많네.

 

렉터 : 그거야 생일 행사가 있으니까. 아직 각지의 간부들이나 거래처 녀석들이 모두 온 게 아니거든.

 

렉터 : 야쿠쟈는 일반인보다도 더 체면을 중시하지. 귀찮더라도 반드시 이런 날은 크게 연회를 벌여야 해. 겉치레로 진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렉터 : 그러니 자연히 누군가 소란을 피우게 될 지도 모르고. 만약 생일에 다른 세력에 책잡힐 구석을 내보인다면 그보다 더한 망신이 없지 않겠냐.

 

렉터 : 대략 보름 전부터는 준비를 시작하고, 생일이 며칠 앞으로 다가오면 그때부턴 조직원 전체가 움직여야 하는 게 보통이야. 나 참, 정말 올해 생일은 대체 누굴 위한 건지......

 

밍밍 : 그래서 넌 파티에서 도망쳐 나온 거야?

 

렉터 : 쉿, 목소리 좀 줄여.

 

렉터 : 바람 쐬러 나왔을 뿐이야..... 이미 시간을 지체했으니 다시 돌아가야지. 그리고, 너와 약속했잖아.

 

밍밍 : 그건 내가 직접 연회 장소로 가서 너를 찾아도 되는데.

 

렉터 : 하? 이봐, 너 아직 스스로의 입장을 분명히 인지하지 못한 건가? 넌 중앙청의 대표 중 하나야.

 

렉터 : 만약 네가 야쿠자의 생일 연회에 나타난다고 쳐. 암흑의 손에게는 당연히 좋은 일이겠지. 허나 다른 세력들은 모두 그걸 중앙청이 우리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결정했다는 신호라 여기지 않겠냐.

 

밍밍 : 드, 듣고 보니 그러네.....

 

렉터 : 안 그래도 네가 아무 생각 없이 뛰어오기라도 할까 네게 생일연이 있다고 말하지 않은 거야.

 

 

렉터는 한숨을 내쉬었고, 그의 낯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렉터 : 말해 봐. 오늘은 나를 왜 찾아왔지?

 

밍밍 : 음.... 내가 최근에 순찰 루트를 새로 짰거든. 같이 가 보자 하려고 왔어.

 

밍밍 : 그런데 네겐 아직 응대해야 할 사람이 남아 있잖아. 그만두는 게 좋겠지? 나는 네 연회가 끝난 후에 다시 와도 괜찮아.

 

렉터 : 가자, 내가 데려가 줄게.

 

렉터 : 만약 내 관할에서 네게 사고가 나기라도 하면 일이 귀찮아져.

 

렉터 : 이봐, 멍하니 뭘 하고 있는 거야. 빨리 따라와.

 

밍밍 : 으, 으응!

 

 

 

 

길을 걷는 내내 마주치는 암흑의 손 조직원들은 렉터에게 '생신을 축하드립니다' 라는 말을 건네었고, 간혹 그가 거리에 나와 있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이들 또한 그의 눈총에 입을 다물었다.

 

 

밍밍 : 아,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 줘!

 

 

렉터를 따돌리고 어느 부티크에 들러, 점주에게 미리 주문한 선물을 꺼내 달라고 부탁했다.

 

 

점주 : 하하, 역시 도련님께 드리는 것이었군요. 여기 있습니다. 포장비는 무료입니다. 번거로우실텐데도, 지휘사님께서 저를 구해주신 그 도련님께 축복을 전하는 것에, 또 지금까지 안위를 살펴 주시는 것에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점주에게 감사 인사를 건네고 가게 밖으로 나오자, 길 모퉁이에 서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렉터가 보였다.

 

 

밍밍 : 사장님이 생일 축하한다고 전해달래.

 

렉터 : 뭐, 그럼 너는?

 

렉터 : 모르는 척 할 생각 마. 네 뒤에 숨긴 상자라면 이미 봤으니까.

 

렉터 : 새로운 순찰 노선이 어쩌고 하더니........ 선물 하나 주는 걸 이렇게 번거롭게 감출 필요가 뭐 있다고.

 

밍밍 : 그거야 널 놀라게 해 주고 싶어서지. 아무튼, 빨리 뜯어 봐.

 

 

포장을 뜯어낸 후, 렉터는 상자에서 강아지 모양의 장식품을 꺼냈다.

 

 

렉터 : 이건..... 쥬로쿠? 전문가에게 주문 제작을 맡긴 거야?

 

밍밍 : 응. 마침 그 때 걸쇠를 달아 준다는 맞춤 제작 광고를 봤거든.

 

렉터 : 비슷하게 생기간 했다만...... 별 쓸모는 없네. 야쿠자가 되어선 이런 걸 걸어두는 걸 남에게 보이다니, 체면이 안 서잖아.

 

렉터 : 그래도 네가 애쓴 걸 봐서, 잠시 맡아 두도록 할까.

 

 

렉터는 불평하며 선물을 주머니에 넣었다.

 

 

렉터 : 시간이 늦었어. 아마 그 늙은이들도 나를 찾기 시작했을 테니, 오늘은 우선 여기까지만 하자.

 

렉터 : 이봐, 거기 너. 이쪽이다. 지휘사를 중앙청으로 모셔. 이 녀석이 기숙사에 들어가는 걸 확인하기 전까진 돌아오지 마라. 알아들었어?

 

암흑의 손 조직원 : 알겠습니다, 두목!

 

렉터 : 그럼 갈게. 조심하고. 무슨 일이 생기면 나에게 연락해.

 

밍밍 : 맞아, 렉터. 생일 축하해!

 

렉터 : 그래. 고마워.

 

 

손을 흔드는 렉터의 모습이 점점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주머니 속의 선물을 쥐고 있을 반대쪽 손은 떠날 때까지 밖으로 꺼내놓지 않았다.

 

 

 

 

 

 

Fin

'기타 > 생일 스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일 스토리 - 나와틀  (0) 2021.10.23
생일 스토리 - 종야오  (0) 2021.01.23
생일 스토리 - 칸케츠 아야  (0) 2021.01.18
생일 스토리 - 백가  (0) 2021.01.18
생일 스토리 - 치유키  (0) 2021.01.18
COMMENT